511화. 다시 은문으로 돌아가다 (4)
“고 오라버니, 나는 상관하지 말고 얼른 이곳을 떠나요!”
온월의 눈빛에서는 초조한 기색이 드러났다.
그러자 고생소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고 싶진 않아.”
그 말에 온월은 가슴께가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말뜻을 헤아린 그녀는 쓸쓸하게 웃었다.
이 무정한 사내는 온월 자신이 좌사에게 시집가는 걸 아쉬워해서가 아니라, 그저 본인의 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 싸우는 것이었다.
고생소의 마음속에는 온월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온월은 고생소가 이곳에서 죽는 건 원하지 않았으며, 자신 때문에 고생소가 위험에 처하는 건 더더욱 싫었다.
“좌사, 저들을 놔주세요! 저들을 놔주기만 하면 기꺼이 좌사에게 시집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