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화. 다시 은문으로 돌아가다 (5)
얼굴이 잔끅 일그러진 온아는 매섭게 온월을 노려보고는 다시 고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인정해요. 지금 우리 온가는 당신들을 상대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하나 명심해야 할 게 있지 않나요? 여긴 은문입니다. 은문 사람들은 절대 당신들을 이곳에서 쉽게 보내주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이번엔 내가 손을 댈 필요도 없이 은문에서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겠죠.”
그러나 이때 온아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그전까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던 은문의 몇몇 장로가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백 장로마저도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다는 것을 말이다.
“월아!”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모초가 입가의 핏자국을 닦으며 온월을 바라봤다.
“내 마음속엔 오직 너뿐인데, 넌 어째서 이렇게 나를 모질게 대하는 것이냐? 설마 네 마음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건가? 지금 고생소를 따라가고 싶은 거지? 그래. 좋다! 내가 그렇게 해 주마! 내가 은문 사람들더러 저들을 다 죽이라 할 것이니, 그때 너희 두 사람을 같이 묻어 주마. 그러면 죽어서도 함께할 수 있으니 더더욱 좋지 않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