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화. 초범 초기 (4)
“북야.”
고약운은 천북야의 손등을 토닥이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에 내가 한 말 기억해? 나는 네 보호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네 곁에 서 있는 여인이 되고 싶다고 했어. 그렇다면 이 일을 나한테 맡겨 주는 게 어때?”
순간 손을 움찔한 천북야가 고약운을 바라봤다.
이윽고 고약운이 아랫자리로 내려가기 시작하자, 천북야는 계속 그녀를 눈으로 좇으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자신의 여인은 언제나 이렇게 훌륭했다.
고약운에 대해 천북야는 늘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코웃음을 치는 자색 옷 사내는 고약운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 보였다.
“만약 날 이긴다면, 나도 당신을 인정하고 주자로 모시겠습니다.”
“정말인가요?”
“그렇습니다. 날 이기는 즉시, 당신이 내리는 모든 지시에 따를 겁니다.”
“좋아요. 지금 한 말 꼭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