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화. 제일성, 풍곡 (2)
풍소소는 고림의 무례한 말에 화를 내지 않고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 위로 미소를 머금었다.
“이번에 초대받지 않았는데도 무턱대고 찾아온 건 맞습니다. 단방의 유혹을 쉽게 떨칠 수 없더군요. 그 단방 하나를 얻기 위해, 저희도 염치 불고하고 이렇게 약종에 불청객으로 오고 말았습니다.”
고림은 원래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봄처럼 따뜻하게 웃는 풍소소의 모습을 보고 순간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백중천은 풍곡 사람들의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었다.
“풍곡에서 여기엔 무슨 일로 왔는지 모르겠소만, 황천 저 늙은이가 내 제자를 모욕한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오!”
황천은 풍곡이 세간을 염탐하라는 뜻으로 보낸 사람이라는 걸, 약종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백중천의 말에 풍 장로라고 불리던 자의 미간에 서서히 주름이 잡혔다. 그가 다소 굳은 얼굴로 백중천을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