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화. 좌상진을 다시 만나다 (1)
만약 그 갑작스러운 힘이 아니었다면, 고약운은 아마 영수 무리에 짓밟혀 죽었을 것이다.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어린 녀석을 바라보던 고약운의 눈에 문득 알 수 없는 빛이 스쳤다.
그러나 은문 성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내가 이번에 환각에서 깨어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네 덕분인 것 같아.
이렇게 보니 은문에서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은 모양이구나. 아, 네 이름은 뭐야?”
성수는 자기 자신을 앞발로 가리키며 뭐라 소리를 질러댔지만, 고약운은 성수가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넌 제법 귀엽게 생겼으니, 맹맹(萌萌)이라고 하는 게 어때?”
녀석은 ‘맹맹’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지 뭐라고 항의하듯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고약운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아무리 항의해도 소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