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화. 인과응보 (2)
“처, 천북야가…… 소주가 명부를 만들었다고요?”
황운은 자리에서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회한 섞인 눈빛으로 천북야를 바라봤다.
물론 모든 장로의 안색도 보기 흉할 정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그들은 이 명부를 천북야가 창설했을 줄은 꿈에서조차도 생각지 못했다. 그것도 모르고 소주의 자리를 들먹이며 천북야를 위협했으니…….
한편 황영은 눈을 깊게 내리깔고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선 이미 거친 파도가 일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천북야를 너무 얕잡아본 것 같았다.
이 사내가 이렇게 대단하다는 걸 진즉에 알았더라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서 그의 마음을 얻었을 텐데.
황영은 그저 후회스럽기만 했다. 처음부터 천북야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그저 아버지의 명이라 어쩔 수 없이 접근했다는 사실이 실로 후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