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시운의 정체
“네 말이 맞다. 본성은 너를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사내는 고약운을 내려다보며 냉소를 지었다.
‘똑똑한 계집이군.’
자신이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잖은가. 누가 이 계집을 ‘그 사람’이라고 말했던가. 천북야든 이 계집이든 자신의 손에 죽어야 했다.
다만 이 계집은 사내 자신의 정체를 아직 모르는 듯했다.
“다시 말하지만 시운은 그저 쓸모없는 폐물일 뿐이다. 네게 하나 알려 주지. 시운은 본성이 만들었다.”
말을 꺼낸 사내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고, 짙은 살기가 배어 나왔다.
“본성은 움직일 수 없었고, 피와 살로 인간을 만들어야만 했어. 그것만 아니면 시운도 필요 없었을 텐데. 연기종 종주 부인의 배 속에 내가 시운을 강제로 심었다.”
연기종 부인이 품고 있던 딸은 하나뿐이었는데, 이 사내 때문에 시운이 함께 태어났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