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증오

217화. 증오

석양이 지자 저녁노을 빛이 온 하늘을 덮었다.

이때, 조용했던 영종 광장에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더니, 장터라도 된 듯 왁자지껄해졌다.

광장 중앙에 놓인 단로 앞에 한 젊은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턱을 높이 치켜들고서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

천계존자와 광장을 찾은 고약운을 그 젊은 사내를 보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존자, 저 사람입니까?”

고약운의 눈동자에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

눈앞의 저 사내는 바로 곤남이었다.

신의 시험에 나타나 시운을 구하려 했으며, 영종에서 자리를 얻고자 오라버니를 모함했던 바로 그 사내.

그런데 못 본 사이 곤남의 몸은 그새 다 회복되어 있었다. 저번에 그에게 먹인 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약운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저 사내에게서 익숙한 향이 났다. 그 향을 맡은 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