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화. 풍 장로의 바람 (1)

302화. 풍 장로의 바람 (1)

풍소소의 안색은 다소 어두워졌다. 그러다 곧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봄바람같이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 소저가 현음전의 사람이라니, 그럼 저도 더 이상 논쟁하지 않고 그만 가 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풍소소가 공수로 예를 올리더니, 풍곡의 사람들을 향해 출발하자고 분부했다.

“이제 가죠.”

“예, 아가씨!”

풍곡의 모든 이가 서둘러 응수하고는 풍소소의 뒤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

그중 풍 장로만 떠나기 전 고약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렸다. 하지만 결국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광장을 떠났다.

떠나가는 풍곡 사람들을 보던 좌상진이 말했다.

“운아, 설마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 내 정체를 밝히려고 이런 일을 꾸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