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화. 벌이에요
“어, 상처에서 왜 피가 흐르지? 저 정말 몰랐어요! 오늘 정말 조심히 행동했단 말이에요. 아까 발차기할 때도 한 발만 이용했고요. 흠, 아까 길에서 미끄러졌었나? 기억이 안 나네요.”
영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눈을 굴리면서 말했다.
하지만 시혁의 표정을 보니, 그는 영서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결국 영서는 발버둥 치는 걸 포기했다.
“잘못했어요.”
시혁은 거즈 위로 보이는 빨간 피를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약상자는요?”
영서는 시혁이 화낼 게 무서워 말을 더듬거렸다.
“수, 수납장 안에요.”
시혁은 몸을 일으켜 수납장 안에서 약상자를 들고 왔다.
이윽고 시혁이 조심스럽게 거즈를 풀었는데, 역시나 상처가 터져 있었다.
영서는 발차기할 때 한쪽 다리만 사용했지만, 이것이 곧 다른 다리에 힘을 주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진 않았다. 오히려 한 다리에 더 힘을 줄수록, 다른 다리는 힘주어 꾹 버텨야 했다. 그래서 근육이 더 긴장되었으니 상처가 다시 터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