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달밤의 키스
영서는 한 손을 뻗어, 참을성 있게 목원을 타이르며 말했다.
“목원아, 너 내일 촬영 있다면서? 명 오빠가 내일 아침에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 다음에 우리 둘이 시간 나면 그때 내가 너랑 게임할게. 알겠지?”
영서는 특별히 ‘게임’ 이 두 글자를 강조했다.
영서는 말을 마치고 재빨리 자신의 검은색 가방을 들고, 옷에 난 구멍을 가렸다. 그러고는 옷조차 갈아입을 겨를도 없이, 목숨을 건지기 위해 달아나는 것처럼 분쟁의 소굴에서 탈출했다.
시혁은 목원을 한번 무섭게 쳐다보더니 영서를 따라갔다.
두 사람이 같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그리고 떠나기 전, 시혁이 영서를 자신의 사람이라 선서하는 듯한 눈빛을 보자 목원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왔다.
‘빌어먹을! 어쩐지 아까 그 길이 막힌다는 것도 잘 알고 있더라……
한영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일들을 숨기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