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화. 솔직히 말해



265화. 솔직히 말해

민홍은 창밖의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온갖 풍파를 다 겪은 것 마냥 모든 열정이 다 소진된 것처럼 보였다.

이내 민홍은 실소를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

“막 이 업계에 뛰어들었을 때 전 정말 열정적이었어요. 예술을 위해, 꿈을 위해 노력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영서 씨, 지금 다들 영화를 어떻게 찍는지 알아요? 감독을 보고, 대본을 보고 작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투자자를 보고 영화를 찍을지 말지 정한다니까요! 그럼 감독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창작자가 아니라 기껏해야 누군가의 꼭두각시일 뿐이에요. 누가 감독더러 예술가래요? 예술가는 개뿔!”

민홍의 말을 듣던 영서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현재 영화계가 전부 이런 실정인데, 이는 두 사람의 능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