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화. 팔계

176화. 팔계

팔계는 그제야 범수를 발견하고는 두 손을 모으며 물었다.

“아미타불, 선생님은 누구신지요?”

“스님. 여기는 절도 아닌데 굳이 계속 말할 때마다 아미타불을 붙이셔야겠습니까?”

범수가 듣기에 거북하다는 듯이 말하자, 팔계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계속해서 부처님의 명호를 읊는 것은 부처를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모든 곳에 부처가 있고, 모든 곳이 절일진데, 부처의 이름을 읊지 못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범수가 말문이 막혀 답을 못하고 있을 때, 여경이 입을 열었다.

“저번에 말했던 그 범수라는 사람이야. 범수 씨. 이쪽은 현기 스님의 제자인 팔계 스님이에요. 고목 사숙님과 함께 수행하고 있어요.”

그러자 범수가 물었다.

“법명이 팔계이신 겁니까?”

“그러합니다. 팔계란 8가지의 계행을 뜻합니다. 모든 이가 살생, 도둑질, 음행, 망언, 음주, 향락, 게으름, 식탐을 버리면 세상은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은사 스님이 이를 꼭 행하라는 뜻에서 팔계란 이름을 지어주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