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화. 전조

192화. 전조

최명은 비단 주머니를 풀어 주머니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꺼내 소매 속으로 집어넣곤 비단 주머니를 범수에게 돌려주었다.

“고순은 내 소매에 거뒀네. 비단 주머니는 다시 돌려주도록 하겠네. 그건 그렇고 놈들이 나눴던 대화는 잘 들었겠지? 귀찮게 이놈을 심문하기 싫은데, 내게 말해주지 않겠나?”

범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모르는 언어로 대화해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네요. 아무래도 직접 심문하셔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또 제가 뭘 해야 하죠?”

최명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지시를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가 없네.”

“네?”

“매형이 또다시 사라졌거든. 그 누구도 어딜 갔는지 모르니….”

“뭐라고요? 염라대왕이 그래도 되나요? 지금 이런 중요한 시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