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9화. 두 번째 방안

989화. 두 번째 방안

성전이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해도, 의식계에 더 깊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해도, 그것이 인류와 천해계를 멸망시키는 것을 중지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종이에 적힌 정보가 진짜라면, 유산의 조각을 합치지 않고 승급의 시작을 미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비밀을 파헤치면 될 터였다.

어찌 되었든 신의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 거머쥐는 편이 나았다. 경쟁 상대를 남겨두는 것은 매우 위험한 짓이었다.

물론 인류를 소멸시킨다면 악몽 대군은 의식계 안에서 영원히 소멸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종족 전체와 비교할 때 대군 하나의 희생이야 아깝지 않았다. 왕은 결코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그가 믿는 것은 냉정한 논리 뿐이었다.

게다가 전쟁을 멈추면 인류는 금세 종족보다 강한 힘을 가지게 될 터였다. 이는 우스루크가 여러 번 강조한 부분이기도 했고, 왕은 절대 이런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을 것이다. 헤이크조드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