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화. 적구국의 가주 (2)

89화. 적구국의 가주 (2)

오랜 세월, 적구국의 호족은 요족들 사이에서도 걸출한 존재로 손꼽혔다. 물론 호족은 정상에 오를 만한 힘을 가지진 못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봉인되던 시기, 대능자들이 속속들이 지구를 떠날 때도 적구국 사람들은 똘똘 뭉쳐 살아남아 명맥을 이어갔다. 세월이 지나 남아 있는 호족들은 계속해서 힘을 쌓아갔고, 지금의 적구국은 다른 문파나 씨족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세상이 봉인된 직후에 문파에 남아 있던 자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들뿐이었고, 대다수의 경문이나 법기, 병기도 죄다 대능자들에게 빼앗겨 버렸다. 남아 있는 물건들은 보통사람들에겐 보물일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눈에 차지도 않는 저급품일 뿐이었다. 그러니 좌대통이 그렇게 호언장담하듯 말하는 것도 과장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