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화. 적구국의 가주 (1)
물러나던 무사들이 다시 월 장로를 올려다보자, 그녀의 얼굴은 상당히 안정되어 보였다. 그녀의 몸에도 검과 마찬가지로 신위가 어린 듯 보였다.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왕자경 중기에 해당하는 힘이었다.
이내 월 장로가 장검을 쥐고 적구국을 향해 외쳤다.
“좌대통, 아직도 대화를 하지 않을 작정입니까? 진이 부서지게 된다면 적구국에서 흐르는 피로 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부하나 적구국 사람들이 그런 참담한 결과를 맞는 게 당신이 원하는 일입니까?”
진내에서 바깥 상황을 살피던 좌대통이 그제야 분노로 가득 차서 외쳤다.
“무슨 짓을 하려는 게요? 감히 적구국을 공격하려 해? 우리 적구국 소세계에 있는 선천, 지존들이 그런 짓을 가만히 지켜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월 장로가 차갑게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