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삼엽파, 무릎 꿇다

142화. 삼엽파, 무릎 꿇다

검은 옷의 청년은 여전히 형상이 흐릿하여, 누구도 그의 모습을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가 곧 차갑게 말했다.

“늙은이……. 좋다, 이번엔 너희를 놓아주지. 다만 앞으로 삼엽파는 나의 원수가 될 것이다! 기억해둬라!”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삼엽파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장소를 향해 돌연 손을 내질렀다.

“그만둬라! 죽고 싶은 것이냐!”

여동은 폭발하듯 뛰쳐나가며 크게 외쳤다. 그는 청년의 공격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리고 말았다.

청년의 공격에 수백 명에 달하는 삼엽파 제자가 죽어나갔다. 삼엽파가 이제 막 짓기 시작한 건물들까지 그 공격의 여파로 무너져 내리며,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다.

청년은 그 공격을 끝으로 몸을 돌려 사라졌다. 여동은 분노에 사로잡혀 청년의 뒤를 쫓기 시작했지만, 청년의 모습은 눈 깜짝할 사이에 허공에서 사라져 있었다. 무슨 신기한 보법이라도 사용하는 것처럼, 그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