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진상 (3)
당염원은 곧바로 모든 것을 뚫고 들어갔다. 땅속 깊은 곳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숨은 모든 것들은 더 이상 그녀의 영식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목격한 당염원은 순간 정신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땅속 깊은 곳의 공터에는 높다란 제단이 만들어져 있었다. 제단 중앙에는 검은색 옥함이 둥둥 떠 있었고, 짙은 피비린내와 음험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바로 그때 당염원의 영식을 느낀 듯 옥함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러자 갑자기 옥함 안에서 차마 두 눈 뜨고 보기 힘든 십여 개의 흉혼(凶魂)이 새어 나왔다. 그것들은 모두 음사 공법으로 죽임을 당하고 환생하지 못한 불완전한 잔혼(殘魂)들이었다.
당염원은 고통과 절망에 차 울부짖는 이 잔혼들의 대부분이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극소수의 잔혼만이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잔혼들은 옥함에서 나오자마자 재빨리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우는 건지 분노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처량한 귀신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