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맹위를 떨치는 고홍 (1)

117화. 맹위를 떨치는 고홍 (1)

모든 일이 매우 빠르게 벌어졌다. 당염원이 영식을 발산하고 다시 거둘 때까지는 불과 몇 초가 지났을 뿐이었다. 지하 제단에서 여러 장면들을 본 탓에 매우 긴 시간이 지난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한순간에 불과했다.

눈을 뜬 당염원은 걱정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릉고홍의 짙은 검은 눈동자를 보았다. 당염원이 눈을 뜬 것을 보고서야 짙고 깊었던 사릉고홍의 눈동자가 다시 평소처럼 돌아왔다. 사릉고홍은 곧바로 그녀를 안아 주었다. 낮은 목소리는 약간 쉬어 있었다.

“어디 아프오?”

짙은 속눈썹에 가려진 사릉고홍의 눈동자 안에서 그윽한 빛이 은은하게 반짝였다. 그저 가벼운 신음을 내며 눈살을 찌푸린 것이라고 해도, 사릉고홍의 마음은 걱정으로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당염원의 표정은 아직 약간 흐리멍덩했다. 그녀는 침상 위를 가득 메운 극도의 고요함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