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화. 당염원의 자화자찬 (3)
모용건화의 몸에서 흘러나온 선혈이 공중을 떠다니다가 점차 하나의 부적을 이루었다.
모용건화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린 듯 홀가분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당염원의 몸이 쓰러지는 것을 본 후 그의 울화병은 이미 반쯤 해소되었다. 마치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온몸이 가벼웠다.
그런데 가문의 비법을 이용한 부적이 거의 막 완성되려 할 때였다. 모용건화는 문득 누군가 녹슨 칼로 자신의 영해를 쿡쿡 마구 쑤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아아아아악!”
왜 이렇게 고통스럽지? 마치 아까 겪었던 고통을 모두 합쳐 놓은 것 같잖아!
바닥에 철퍼덕 쓰러진 모용건화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뒤집혀 흰자가 보이는 눈동자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튀어 나갈 듯했다.
죽여 줘! 죽여 줘! 날 죽여 달라고오오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