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첫 번째 난관 (1)
망범경(惘凡境). 천 리 밖까지 산과 물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짙은 안개가 산수를 희뿌옇게 감싸고 있다.
이곳은 바로 선원에서 인간 세상으로 통하는 곳이었다. 아니, 어쩌면 염홍 대륙으로 가기 위한 필수 경로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이곳에는 어떤 흉수도 없고 마수의 방해도 없지만, 선예들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이곳에는 무수한 사람들의 생각(念), 즉, 욕망, 탐욕, 그리움,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생각들이라면 모두 이곳에 있었다. 어리석은 사람이 이곳에 들어온다면 이런 생각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 속에서 완전히 길을 잃어버릴 것이었다. 영혼이 사라질 때까지…….
망범경 일대는 모용 가문이 관장했다. 염홍 대륙으로 통하는 망범경의 입구 앞에는 두 무리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표정을 보면 그들이 결코 화목한 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