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화. 천하 통일, 염홍의 전기 (3)
햇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하늘에서 가느다란 가랑비가 내리더니 빛을 받은 빗물이 일곱 가지 빛깔을 드러냈다.
한 사내가 한 여인을 안고 천천히 걸어왔다. 가랑비가 희뿌옇게 내리고 있지만 빗물은 두 사람의 몸에 단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환상적인 두 사람의 모습이 한층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분명 두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지만, 잡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아득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물안개가 몽롱한 것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국 황궁에서 무릎을 꿇은 백성들은 넋을 잃고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수람 등 사람들 역시 표정이 약간 흐리멍덩했다. 엽씨 자매는 입을 헤 벌리고 두 사람을 바라볼 뿐, 평소의 말 많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원제민 등 역시 복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