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벽해원 나들이 (4)
작은 배 위, 당염원은 사릉고홍이 먹여 주는 간식을 먹었다. 그녀의 심경도 돌파에 성공했고, 기분이 좋아진 상태였으니 직접 손을 쓸 생각은 없었다.
“공자님.”
물에서 갓 핀 연꽃처럼 아리따운 유표설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
“만약 공자께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저 역시 무례하게 다가가지 않겠습니다. 지금 제가 배로 올라가는 게 싫으신 거라면 공자께서 나오셔서 절 만나는 건 어떠신지요.”
유표설은 나긋하고 완곡한 말투로 제안을 하면서 가련한 표정까지 더했다. 보통의 사내들이라면 감히 거절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러나 작은 배에선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유표설의 표정도 더욱 어두워졌다.
이러한 상황은 군중들의 분노를 사는 셈이었다. 처음 소리쳤던 사람은 남색 비단옷을 입은 젊은 사내였다. 그는 냉소를 지으며 원력으로 소리를 저 멀리까지 퍼뜨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