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도와줄게

43화. 도와줄게

가만히 듣고 있던 당염원의 눈동자 깊은 곳에 푸른빛의 파문이 일었다. 나와 고홍의 아이? 나와 고홍을 닮은 아이?

“주모님 생각은 어떠세요?”

주묘랑이 조심스럽게 물어 왔다.

당염원은 눈을 깜빡이며 주묘랑이 들고 있던 탕약을 받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보는 주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보아하니 당염원은 정말 사릉고홍을 은애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아이를 낳고 싶지도 않아 할 터.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주묘랑의 눈 속에 비친 기쁨이 더욱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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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차츰 멎어 갔지만,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사릉고홍의 그림자가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더니 잘 차려진 아침 식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당염원을 안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뒤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한쪽에 서 있던 주묘랑이 당염원 외엔 아무 데도 관심을 주지 않는 사릉고홍을 보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요즘이야말로 장주의 생애 중 가장 행복한 때인 것이 분명했다. 지금의 행복이 다시 사라지지만 않았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