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화. 꽃을 아끼는 사람, 혹은 꽃을 꺾으러 온 사람 (4)

531화. 꽃을 아끼는 사람, 혹은 꽃을 꺾으러 온 사람 (4)

당염원이 재빨리 그의 품에서 벗어나 땅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단호한 목소리로 환영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춘화보다 재미있긴 하네요.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세도 봤어요.”

이렇게 담담한 표정과 평온한 말투로 남녀 간의 관계에 관해 말하는 당염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사릉고홍의 마음속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본래도 뜨겁던 몸에 그녀가 다시 한번 불을 붙인 셈이었다.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그 분홍빛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를…….

그의 그윽한 눈빛이 당염원의 몸에 집중되었다. 자연스레 그 시선을 느낀 당염원도 몸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이 욕탕 안에는 최음향과 최음진이 작용하고 있었다. 당염원은 이 안에 들어오자마자 그 사실을 알아챘다. 그러나 그녀가 보기에 이런 최음 작용은 수련 경지와 심경이 높고 굳건한 사릉고홍과 자신에게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흥을 조금 돋워 줄 뿐이었다. 그래서 애써 그것들을 없애려 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