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화. 꿈을 꾸다 (1)

549화. 꿈을 꾸다 (1)

“미인은 악독해. 하지만 여전히 아름답지.”

석화 대야가 허리를 굽히고 풀밭에 떨어진 부채를 주우려 할 때였다. 종이 인형처럼 변한 자신의 몸을 발견한 그가 무의식중에 한숨을 내쉬었다.

영력을 발휘해 부채를 건곤주머니 안에 넣은 그는 머릿속으로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났던 사릉고홍의 자태를 떠올렸다. 그 절세의 자태는 경국지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성질은 정말이지 무정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더없이 정이 깊기도 했다.

“설선 부인이 진짜 얼굴을 드러내면 또 얼마나 아름다우려나? 설선이 그 정도로 아끼는 걸 보면 절대 평범하진 않을 거야.”

석화 대야는 당염원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었지만 그녀의 실제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그의 가슴속 가득히 흥분이 차올랐다. 그러나 그 흥분은 빠르게 소멸되었다. 사릉고홍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