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허설산에 묻히다 (3)
쿠르릉- 쿠르르릉-
허설산의 진동도 점점 커져갔다. 저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리던 소리가 차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당추생이 경직된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거대한 눈보라가 세차게 밀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눈사태! 눈사태다! 도망가!”
거의 울부짖듯 외치는 소리에 도망치던 병사들은 더욱 젖 먹던 힘을 다해 재앙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랐다.
당추생은 멍하니 눈앞에 펼쳐진 혼란을 바라보다가, 곧 온몸을 떨며 두 눈을 소처럼 크게 치켜떴다.
아니!
난 죽고 싶지 않아!
절대 여기서 죽으면 안 돼!
눈사태는 점점 더 그들과 가까워졌다. 얼굴을 덮치는 격렬한 눈보라가 그의 뺨과 두 눈을 따끔하게 때렸다. 당추생의 심장은 얼어붙은 것처럼 멈추었다.
그렇게 당추생이 죽음을 예감했을 때, 눈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끝없는 눈사태와 거센 눈보라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재지변 속에서 금국 병사들은 마치 보잘것없는 개미처럼 울부짖고 비명을 지르다 순식간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