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화. 원가, 이젠 나의 것 (1)
원제민과 원속생은 다시 한번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그들은 상대방의 눈 속에서 약간의 곤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사릉고홍은 곁에 있던 당염원이 없어지기만 하면 너무나 신비롭고 조용해져서, 도무지 그가 어떤 마음인지 알아맞힐 수가 없었다. 또 어떻게 그와 지내야 할지도 오리무중이었다. 그저 한없이 고요하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다는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아무리 들여다보려 해도 그 속을 알 수 없는 느낌이라, 상대로 하여금 절로 무력해지고 이유 없이 신중해지게 만들었다.
그는 마치 끝이 없는 심연과 같았다. 끝없이 깊은 한밤중과도 같은 세계는 어떤 결함이든 모두 소리 없이 파괴할 수 있었다. 이처럼 불확실하고 파악 불가능한 느낌에 모든 사람이 신중해지고, 두려워했으며, 그를 상대할 때 절로 조심스러워지곤 했다. 그러나 당염원이 있을 때만큼은 모난 부분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모든 신비로움을 흩어 버렸다. 그저 당염원을 사랑하는 한 사내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