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고홍의 아이 (4)
“어흐응!”
녹녹이 입을 벌리고 소리를 냈다. 그리고 뭉툭한 두 앞발로 당염원의 손목을 잡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손가락에 머리를 다정하게 문질렀다.
[주인님, 짐승의 혼이 잠들었어요!]
당염원은 손가락이 간지러웠지만 녹녹을 보면서 거절하거나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오히려 웃기 시작했다.
“쉬잇!”
뱀 괴물은 당염원의 주의를 끌기 위해 그녀의 곁으로 미끄러지듯 가서 아양을 부리며 쳐다보았다.
[주인님, 불공평해요!]
당염원은 녹녹을 받쳐 들고 고개를 숙여 뱀을 쳐다보면서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동시에 뱀을 향해 사실 그대로 말했다.
“녹녹은 너와는 달라.”
당염원은 항상 호불호가 명확했고 모두를 좋아하지 않았다. 녹녹과 뱀 괴물을 비교하자면, 그녀에게 녹녹이 더 중요하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더군다나 녹녹과 그녀는 거의 한 몸이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이 세상에 왔을 때부터 그녀와 한 몸이었다. 두 사람은 일찍이 같은 몸을 공유해 왔기 때문에 녹녹과 친해지는 것에 대해 당염원은 조금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