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벽해원 나들이 (2)
당염원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다 무언가 번뜩 생각나 두 눈을 반짝였다. 뒤이어 당염원은 두 다리로 사릉고홍의 허리를 감은 채 가볍게 고개를 기울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 가져요. 내 모든 걸 다 줄 테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촉촉하고 따뜻한 목욕탕에서 더욱 매혹적으로 들려왔다. 하물며 이런 자세로 그런 말을 하다니.
사릉고홍의 몸이 팽팽하게 경직됐다. 백옥 같던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습기에 물방울이 맺혀 있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자 물방울이 떨어질 듯하면서 알 수 없는 색기가 느껴졌다.
당염원은 여전히 책 속의 내용을 떠올리며 그의 몸에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비볐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말했다.
“대신 내 식사는 고홍이 책임져야 해요.”
사릉고홍의 눈동자가 갑자기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