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화. 조상의 전승 (2)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자, 그녀는 어느새 옥석 바로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녀가 손을 뻗어 녹녹의 조각을 흡수하려 하자, 거세지만 온화하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려는 것 같진 않은 어떤 기운이 느껴졌다. 이에 당염원은 절로 뻗었던 손을 멈추었다. 곧이어 그녀의 눈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자는 청록색의 소박한 옷을 입은 노인이었다. 외모는 노인 같았지만, 그의 허리는 조금도 구부러짐 없이 곧게 뻗어 있었다. 이목구비에서 세월이 느껴졌지만 주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몇 가닥 섞여 있는 검은 머리칼은 매우 간결하고 깨끗하게 묶여 나무로 조각한 떨잠에 고정되어 있었다.
아주 무해해 보이는 노인의 미소는 마치 햇빛처럼 더없이 자애롭고 따스하여 한눈에 봐도 친근한 느낌을 받게 했다. 그러나 그의 몸에서 솟구치는 기운이 수련의 경지가 매우 강대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건 원영기의 수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허영이었다. 이 허영은 이곳에 고의로 나타난 것이 분명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