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화. 돌아와 혼사를 준비하다 (4)

113화. 돌아와 혼사를 준비하다 (4)

사릉귀안의 웃음이 짙어졌다. 그 모습이 더욱 매혹적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가벼워져서 마치 마음속을 파고들 듯 상대를 미혹했다. 낮은 목소리는 마치 연인이 나누는 밀어처럼 느껴졌다.

“이 말은 네가 너 자신에게 해 줄 필요가 있어. 애정에 두 눈이 멀어서 너의 위치를 분간하지 못하면 안 되지. 그렇지 않으면 어떤 결말일지 뻔히 보이는데, 내가 일일이 네게 알려 줘야겠니?”

고석안은 놀라움과 공포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또 한 걸음 물러섰다. 마치 지금의 사릉귀안을 매우 꺼리는 것 같았다.

“하하.”

사릉귀안은 낮게 웃으며 몸을 돌려 앞으로 갔다. 그의 소매 속 꽉 쥔 손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혼인을 한다고?

이젠 명실상부하게 만천하에 다 알려졌구나.

* * *

유람전에서의 일 이후로 사릉가 전체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희(喜) 자가 새겨진 붉은 비단과 축하연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보름이 오기 전에 완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