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화. 유일무이한 존재 (4)
당염원이 코를 찡그렸다. 그녀는 바로 눈을 뜨는 대신 몸을 굴려 사릉고홍의 품에 완전히 파묻혔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싼 다음 다른 한 손으로는 대담하게 그의 얼굴을 더듬었다. 보는 대신 손으로 느끼려 한 것이다.
이는 마치 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을 찾았을 때 하는 행동과도 같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부드러운 입술을 눌렀다가 코를 매만지고 꼬집기도 했다. 연이어 위로 올라간 손가락은 그의 눈을 아주 조심스럽게 만졌다. 상대방이 눈을 뜨고 있을 수도 있고, 너무 갑자기 달려들었다간 눈을 다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눈을 완전히 감고 있었고 영식도 펼치지 않은 채 온전히 감각에만 의지해 그의 얼굴을 더듬었다.
그 순간 손가락에 상대방의 속눈썹이 닿았다. 그 속눈썹은 풍성하고도 부드러웠으며 손길이 닿자 파르르 떨리며 그녀의 손을 간지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