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화. 유일무이한 존재 (3)
임구중이 다시 흑룡과 설진을 바라보았다.
“아까 제 아들을 위해 사정해 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설진은 상대도 하려 하지 않았고 흑룡 역시 임구중을 쳐다보지 않았다. 흑룡은 임군사와 평등하게 대화를 나누던 모습에서 벗어나 평소의 위엄을 회복하였다.
“감사할 것 없소. 난 그대를 도우려고 한 게 아니니까.”
더는 할 말이 없었던 임구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가 막 임군사를 데리고 가려고 할 때 흑룡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흑룡의 싸늘하고 검푸른 두 눈은 잔혹하고 불길한 기운을 띠고 있었다.
“그가 살기를 원한다면 그를 나에게 넘기시오.”
임구중의 매서운 눈빛이 깊어졌다. 그리고 그는 아까 사릉고홍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흑룡이 정말로 임군사의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릉고홍에게 그렇게 사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건 쉽지 않은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