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화. 사릉고홍의 계획 (1)
모자의 모습은 평온하고도 따스했다. 이와 반대로 맞은편에 서 있는 이완추의 낯빛은 보기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이완추는 자신을 무시하는 사릉무사의 행동과 자신을 노리고 있는 게 분명한 사릉무사의 말에 놀라워하고 분노했다.
당염원이 고생을 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대체 네놈이 언제 당염원이 고생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봤다는 거야!
당염원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옷차림으로 서 있지 않은가? 오히려 낭패를 당한 쪽은 그녀였다. 눈이 어떻게 된 게 아니라면 이 둘을 본 사람은 누구라도 그녀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그녀를 편들어야 옳았다.
특히 당염원이 사릉무사의 말을 부인하지 않은 건 더욱 어이없는 일이었다. 이완추의 눈에 그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가증스러운 거짓말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