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화. 선단이 세상에 나타나다 (2)
유리비경 무리 안.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 그림자도 자연히 많아지기 마련이었다.
어둠 속에서 비현실적인 그림자 하나가 유영하고 있었다. 이 그림자는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민첩했다.
이완추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무대 위 당염원의 두 눈을 주시하고 있었다. 당염원의 눈동자에 당황스러움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그녀는 곧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자 온몸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순식간에 변했다. 하지만 이 변화를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다시 쳐다봤을 때 당염원은 조금도 변한 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방금 그녀가 본 모습이 환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완추의 옆에 있던 이람풍이 딸의 이상한 표정을 눈치채고 의혹이 담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러느냐?”
이완추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