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누가 널 괴롭히면 내가 되갚아줄게 (1)
그러나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동굴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바닷물에서 은은하게 가벼운 파동이 전해지는 게 느껴졌다. 이 파동은 매우 빨리 다가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알아차렸을 때엔 해수 한 마리가 날카로운 이빨을 번뜩이며 뱀 괴물과 당염원 일행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뱀 괴물이 무얼 하기도 전에 은빛 한 가닥도 반짝하고 지나갔다. 그러자 눈앞의 해수가 배가 갈라진 채 울음소리도 내지 않고 죽어 버렸다.
당염원은 사릉고홍이 공격한 것을 알고 눈을 깜빡이다 미소를 지으며 그의 품에 기대었다. 비록 이 해수에게도 약 조제에 필요한 재료를 뜯어낼 수 있었지만, 당염원은 지금 시간을 들여 일일이 분해해 수집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녹녹의 반응을 따라가다 보니 마침내 붉은 잎에 푸른 꽃이 피어 있고, 진주알 크기의 푸른 열매가 자라 있는 해조류가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