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화. 흥진비래 (3)
수람은 원묘록을 한 정자에 앉힌 뒤 직접 건곤주머니에서 다기를 꺼내 그녀에게 경액(璟液) 한 잔을 따라 앞에 놓아준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간이 벌써 오시(午時)에 가까워졌으니, 아가씨와 장주님께서 곧 오실 겁니다.”
“고마워요.”
원묘록은 여종인 수람에게도 전혀 거만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대답한 뒤 앞에 놓인 잔을 바라보았다. 수람의 경지가 아직 높지 않을 것임에도 잔 속에 가득 찬 영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영액(靈液)은 그녀의 신분으로 당연히 마실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귀한 것이 어느 여종의 손에서 아무렇지 않게 꺼내어졌으니 원묘록은 의아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소문대로 당염원은 돈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러니 이런 진귀한 물건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개 여종이 이처럼 귀한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