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화. 배고픈 사릉고홍 (2)
두 사람의 이런 평범한 대화가 냉규와 다른 이들에겐 마치 천둥이나 다름없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염원이 처리하라고 말한 대상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듣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여기에 사릉고홍의 대답은 이에 대한 확인사살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그녀가 말한 ‘처리’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관직이야 그만두면 그만인데, 만약 목숨을 잃으면…….
그 순간 설국의 대신들이 모두 일어서더니 소리 없이 냉규를 선두로 삼았다. 왜냐하면 이들 중 냉규가 실력이 가장 높기 때문이었다. 냉규는 첫 번째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당염원이 말한 ‘저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 자신의 일행들이 틀림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황상, 화를 푸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