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화. 일을 주고 백을 받다 (1)
당염원은 눈앞의 사내를 쳐다보았다. 외모만 보면 이십 대 후반밖에 안 되는 것 같았지만, 원영기를 수련한 사람이 정말 그 정도 나이밖에 안 될 리가 없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단 한 올도 놓치지 않고 머리 위로 틀어 올려 묶은 뒤 백옥 떨잠을 꽂았다. 그러자 창백하리만치 흰 얼굴이 온전히 드러났다. 작고 가는 두 눈은 마치 두 개의 날카로운 조각처럼 매서운 느낌을 주어 얼굴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당염원은 모용의의 얼굴에서 옷차림으로 시선을 옮겼다. 모용의는 푸른색 옷을 입고 허리에는 청련옥패가 걸려 있었다. 이 옥패는 그녀가 처음 본 것이 아니었다. 일전에 하동명 역시 이 옥패를 걸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동명의 것은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의 것만큼 정교하지 않았고, 그 위에 비친 영력도 눈앞에 있는 이것보다 짙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