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7화. 흑마림
마역의 수마자들은 대부분 성격이 사악하고 난폭해서 소야처럼 온화하고 고귀하며 멋스러운 공자는 아주 드물었다. 게다가 그는 온화하며 고귀하기만 하고 실력이 없는 그런 한량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소야밖에 없었다.
영희가 임군사에게 완전히 심취하여 헤어 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야의 온화한 외모와 고귀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마자의 방자함과 제멋대로인 성격도 잃지 않고 있었다. 정파의 낡은 규율 같은 걸 따르지 않는 그는 때때로 그녀에게 손찌검하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손찌검이란 평범한 사내들이 여자에게 하는 가벼운 손찌검이 절대 아니었다.
그가 그녀를 희롱하려 하면 영희는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온화하고 우아했다. 가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 지을 때면 눈가에 있는 눈물점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사람을 현혹시켰다. 이 역시 이 사내의 매력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