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화. 첫 번째 시험
당염원이 자신을 완전히 무시하자 류교교는 드디어 조금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 자리를 떠나는 게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거나 상대를 너무 몰아붙이는 건 좋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스스로의 가치만 떨어뜨리게 될 뿐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자신을 귀찮은 존재로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류교교는 티 나지 않게 은근슬쩍 사릉고홍을 쳐다보았다.
그의 완벽한 옆모습은 마치 조각 같았다. 발견한 순간부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류교교의 심장은 끊임없이 요동쳤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이런 외침이 울렸다. 저 남자를 가져야겠어.
그녀는 대부분의 경우 남자 쪽에서 먼저 여자에게 반해 홀딱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사릉고홍 같은 남자, 반대로 여자로 하여금 홀딱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남자를 만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