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흥진비래 (1)

296화. 흥진비래 (1)

사릉고홍은 그녀의 치맛자락 쪽으로 손을 뻗었다. 뒤이어 치맛자락을 살며시 젖혔다. 이에 당염원은 그제야 자신이 신발과 덧신을 신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내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두 볼이 발그레해져 있었다.

전승지에 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는 것만 발견하고 옷을 꺼내 입었다. 옷을 다 입자 신발과 덧신을 신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이는 지금까지 대부분 사릉고홍의 품에 안겨 있었던 탓이기도 했고, 걸을 때에도 땅을 밟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땅을 밟는 것 같으면서도 항상 미세하게 공중에 떠 있었기에, 발바닥에 땅이 닿는 느낌을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이런 습관으로 인해 그녀는 자연스레 자신이 맨발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습관이라는 건 때론 정말 좋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