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화. 안타까운 부모의 마음 (2)
신희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안 그래도 당신들이 이득인 일이었어요. 그런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런 훌륭한 연기를 펼쳤죠!”
흑요석처럼 새까맣지만 너무 밝아서 감히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드는 두 눈동자가 설혹의 몸 위로 차분히 내려앉았다. 눈동자 속의 일렁이는 파도는 이 눈동자의 주인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불만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경홍선자에게 당신들의 무료 연단사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다니, 정말이지 잘도 그런 생각을 해냈네요!”
노려보는 시선에 설혹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벌렁거렸다. 신희의 성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옆에 있던 축염이 말을 이었다.
“그냥 해 본 말일 뿐이지, 우리도 정말로 당염원을 공짜 노동력으로 여기진 않을 것이오. 우리가 당염원에게 화형단을 만들 약재를 주지 않는다면 이 약조 역시 우스갯소리에 불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