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화. 줄어든 괴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울창한 숲을 지나자 곧 당염원의 눈에 회백색 운무가 가득한 골짜기가 나타났다. 골짜기가 얼마나 넓은지 심지어 영식으로 모두 알아낼 수 없을 정도였다. 골짜기 앞에 서서 골짜기의 입구를 바라보면 희끄무레한 구름과 자욱한 안개가 골짜기 전체를 뒤덮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골짜기 밖으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당염원은 그 안에 괴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느낌은 핏줄에 대한 끌림에 의한 것이었으니 절대 틀릴 리가 없었다.
사릉고홍은 골짜기의 입구에 서 있는 당염원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담담하던 표정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더니 촉촉한 입술을 꾹 오므렸다. 평소에는 평온하던 두 눈동자 안에도 기복이 심한 파도가 일었다. 분명히 마음이 몹시 불안한 것이다. 동시에 얼굴 전체를 환히 밝힐 정도로 평소보다 훨씬 빛나는 그녀의 눈빛이 그녀를 한결 아름답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