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말을 들으면 약을 줄게 (1)
유표설은 당염원의 담담한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낮게 드리웠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오랫동안 세상 사람들에게 추앙받으며 길러 온 교만함을 바로잡았고, 어떤 것들은 가지려 해서 안 되고 마음속으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 아가씨, 이 모든 것은 표설이 잠시 눈이 멀었던 탓이니, 당 아가씨께 용서를 빌겠습니다.”
유표설이 용서를 구하는 태도는 진실하고 간절했으며 거짓은 하나도 없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그녀 같은 절색의 여인은 어릴 때부터 관심받고 추앙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무은소주와 당 아가씨는 모두 뛰어난 인물들이며 실로 천생연분인 한 쌍입니다. 표설이 그만 잘난 체를 하면서 이런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당 아가씨께서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들을 테니 부디 방금 하셨던 말을 철회하시고 표설의 목숨은 살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직 저 때문에 이렇게 귀중한 천품 단약을 낭비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