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화. 설령 내 목숨을 내놓으라고 해도 (2)

476화. 설령 내 목숨을 내놓으라고 해도 (2)

“고홍, 또 누구를 질투하는 거예요?”

아까 무대 위에서 그녀는 단약을 조제했을 뿐 사릉고홍을 질투하게 할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

사릉고홍이 문득 그녀의 입술을 매만지던 손가락을 멈추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질투하지 않았소.”

원목등은 그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고, 원목등을 쳐다볼 때의 당염원의 시선에도 어떤 열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러니 이는 사릉고홍을 질투하게 만들기엔 부족했다.

“그래요?”

그럼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당염원이 가볍게 눈을 깜빡였다. 그러나 그녀의 담담한 눈동자에는 한 줄기 의혹이 떠올랐다. 눈동자에 이러한 의혹을 띤 그녀의 모습은 멍해 보이면서도 놀리기 좋아 보여서 사람들로 하여금 괴롭히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했다.

사릉고홍 역시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에 얹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의 손가락 아래에서 원래 연분홍빛이던 입술이 빨갛게 변했다. 그러나 조금도 붓지 않은 그녀의 입술은 마치 몹시 요염한 한 송이 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