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화. 평생 헤어지지 않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다 (2)
산봉우리에는 잡초가 무성히 자라 있었지만 다른 나무는 없었다. 신희가 앞장선 가운데 당염원 일행이 궁전의 문 앞에 섰다. 그리고 이 궁전의 모습을 세심히 눈여겨보았다.
신희는 쓰개가 달린 검은 외투를 이미 벗고 있었다. 소년이 지금 입고 있는 건 검은색 대나무가 수놓인 짙은 청색 옷이었다. 희고 섬세하며 수려한 얼굴에는 즐거운 듯한 미소가 넘쳐흘렀다.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산봉우리의 모습과 함께 진실하고 환한 소년의 모습이 어우러져 하나의 장관을 이루었다.
“하하, 사법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신희는 눈앞에 있는 다 무너져 가는 사법전의 모습을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듯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요곡은 너무 가난해서요. 여긴 모두 게으른 놈들뿐이죠. 그래서 사법전이 이런 꼴이 되고 만 겁니다. 부끄러운 꼴을 보이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