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화. 평생 헤어지지 않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다 (3)

378화. 평생 헤어지지 않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다 (3)

축염과 설혹이 동시에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말 듣고 있느냐?”

두 짐승은 자신들이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동시에 고개를 돌려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동시에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자기 앞에 있는 홍려와 백려를 쳐다보았다.

홍려와 백려는 한동안 이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들은 정말이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진실을 말한다면 족장들이 불쾌해할 게 분명했다.

“바보 같은 모자에 망할 방울? 저속한 모란꽃이라고?”

그때 한 여인의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사법전 안에 있는 사람 중에 여인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그러니 이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는 더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질문을 할 때 당염원의 진지한 시선은 앞에 있는 축염과 설혹을 똑바로 향하고 있었다.